김순경(金舜敬, Kim Shoon Kyung) 1920.2.28~2003.3.14

김순경은 일제시대 일본의 오사카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했으며, 해방 후 10여년 이상 서울대학교 화학과에 재직하면서 후진 양성에 노력을 하다 미국에 건너가 평생을 대학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 유학생들을 후원했다. 그는 강전해질용액론ㆍ수리물리학 등 분야에서 72편의 논문과 ‘군론’(群論, group theory)에 관한 저서 등 이론물리 및 화학분야에서 탁월한 학문적 업적을 이뤘으며, 1971년에는 재미과학기술자협회를 창립,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김순경은 우리나라 화학교육과 연구의 기초를 다졌으며, 평생 화학에 정진하여 세계가 인정한 학술업적을 남긴 화학계의 선구자 중 한명이며, 이러한 공적을 인정받아 2005년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었다.

가. 기본정보
김순경은 1920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났으며, 1942년 경성공업전문학교 응용화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1944년 오사카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했다. 일본 교토대학교 화학과 연구원을 역임하다 1946년 귀국하여 서울대 화학과에서 강의를 시작했으며, 중앙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1951년 서울대 화학과 조교수가 되어 1965년까지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1954년 미국에 건너가 1956년 예일대학교 화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62년부터 미국 브라운대학교 화학과 방문교수를 지냈으며, 1966년 미국 루이빌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옮기게 되었다. 1969년 미국 템플대학교 화학과로 옮겨 1990년 정년퇴직 때까지 재직했으며, 이후 템플대학교 명예교수이자 같은 학교 물리학과 협동교수를 역임했다. 1971년 재미한국과학기술자협회 초대회장이 되었으며, 1966년 대한민국학술원상, 1972년 국민훈장 동백장, 그리고 199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나. 주요공적 1: 우리나라 화학 교육 및 연구의 기초를 다짐
김순경은 해방후부터 서울대학교와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평생을 재직하면서 후진 양성에 전념했다. 그는 해방과 6. 25 전쟁이라는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과학을 일으키고 인재를 키우기 위해 애썼으며, 독지가들을 찾아다니며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해외 학술지 구독 모금을 하였고 달러 환전이 어려웠던 그 시절 갖은 난관을 돌파하여 대통령의 환전 허가를 받아 해외 학술지 구독을 성사시켜 국내 화학 교육과 연구의 일대 전기를 마련하였다. 1960년 대한화학회 초대 간사장이 된 김순경은 학회 운영 체제를 개편하고 활발한 추진력으로 학회활동에 생기를 불어 넣어 오늘날 대한화학회의 밑거름을 마련하였으며, 냉전 체제 속에서 우리나라가 소련의 반대를 무마해가며 1963년에 국제순수화학 및 응용화학연합회에 가입하는데 기여하여 우리나라 화학계가 국제무대에 진출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였다. 그는 민족의 시련기에도 학생들에게 학문의 재미를 보여주고 학문에 정진할 동기를 부여해 주었기에 많은 화학계의 제자들로부터 가장 훌륭하고 존경스러운 스승으로 추앙을 받았다.

다. 주요공적 2: 이론물리 및 화학분야의 탁월한 업적
김순경은 함흥농업중학교 시절에 화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화학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경성공업전문학교로 진학하여 응용화학을 공부했고 일본인도 들어가기 어려웠던 오사까 대학에 식민지 청년으로 유학을 가서 화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예일 대학원 화학과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1년 9개월 만에 마칠 수 있었던 열정과 재능을 겸비한 과학자였다. 그는 평생 군론, 강전해질용액론, 수리물리학, 반대칭광학 현상, 유체의 수송현상, 화학 반응속도론, 기체의 흡착 이론, 일반적인 통계 역학 및 이론화학 분야에서 72편의 논문과 4권의 저서 및 3권의 역서를 발표 또는 저술하여 학문적 명성을 떨쳤으며, 특히 ‘군론’을 완성한 대가로 인정받았다. 김순경의 학술적 권위와 명성은 미국 브라운 대학교 화학과,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교 로렌츠 연구소,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미국 템플대학교 물리학과 등 세계 유수의 학술기관에서 그를 초빙했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이 그의 <<군론>>을 출판했다는 사실로 충분히 확인할 수가 있다.

라. 주요공적 3: 재미한국과학기술자협회 주도
김순경은 1968년에 미국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화학자 및 화공학자가 참여하는 재북미한인화학화공학자협회를 창립하여 초대 부회장 및 2대 회장을 역임하였다. 그는 1971년에는 미국의 과학, 공학 분야에서 일하는 동포들이 조국의 과학기술 발전에 도움을 주고, 상호 유대를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미한국과학기술자협회의 창립을 주도하고 초대회장에 추대되어 초창기 협회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김순경의 공로로 인하여 동 협회는 이후 재미 과학자들이 유치과학자 또는 정책자문가로 모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경제 부흥에 기여하게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는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도 초대 회장의 열기로 협회의 발전을 위해서 헌신하였다.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 (http://www.kast.or.kr/hall/)

김순경, <<통계역학과 이론화학: 김순경 교수 논문집>>, 재미한국과학기술자협회, 1981.

김순경, <<이론화학에 있어서의 군론적 방법: 고희기념 김순경 교수 논문집>>, 재미한국과학기술자협회,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