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식량을 비롯한 전시상황에 따른 긴급 구호문제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이에 구호와 복구를 위한 유엔 원조기구들이 등장하였다. 우선 전쟁 발발한 직후인 1950년 7월 7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남한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원조를 미국 관리 하의 연합사령부(Unified Command)를 통하여 제공하기로 결의하였다.

이어 7월 31일에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가 한국민이 직면하고 있는 극심한 가난과 재해와 궁핍에 깊은 동정을 품고 한국 전재민(戰災民)의 구호를 위해 더욱 원조할 것을 유엔 회원국 정부와 민간기관에 호소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 미국을 위시한 서방진영의 정부 또는 민간단체로 이루어진 민간구호원조(Civilian Relief in Korea: CRIK)가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한편 1950년 12월에는 한국에서 전재민 구호사업을 담당하던 보건후생과를 유엔민사처(United Nations Civil Assistance Command in Korea: UNCACK)로 개편하고 교전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민간원조를 담당하게 하였는데, 이로써 유엔민사처는 유엔의 전시 긴급구호 원조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에 이어 유엔은 전쟁으로 파괴된 한국경제를 우선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재건사업을 추진하려 하였는데, 이를 위해 1950년 12월 1일 국제연합 총회 결의 410(V)호에 의거 유엔한국재건단을 설립하게 되었다.

유엔한국재건단은 처음 동경과 부산에 소수의 인원으로 설립되었는데, 유엔한국재건단이 설립되자 유엔민사처가 종래 수행해 왔던 긴급 구호의 업무가 유엔한국재건단에 의해 조만간 대체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유엔한국재건단 조직이 공식적으로 활동을 개시한 1951년 2월 유엔군이 사용 가능한 항구와 운송 시설은 모두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설의 이용이 용이하지 않았고, 결국 한국 민간인에 대한 원조는 최소한의 긴급 구호로 제한되어야만 하였다. 따라서 유엔군의 긴급 구호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협조하는 일 외에 유엔한국재건단에 의해 수행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결국 초기 유엔한국재건단 요원들의 주요 임무는 상당히 제한되었는데 이는 유엔군 사령부와 한국정부와의 연락을 유지하고, 유엔한국재건단이 보다 큰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시기가 될 때를 대비하면서 그것을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이었다.

이렇듯 유엔한국재건단은 창설 초기에는 비교적 소규모로 활동을 시작하였지만, 휴전 이후에는 본격적인 원조활동을 개시하였다. 즉 각국으로부터의 자금 각출이 어느 정도 실현되고 전세가 완화된 1953년에 7,000만 달러의 기금으로 부흥사업에 착수한 이래, 총 1억 2,208만 4,000달러의 계획된 물자를 지원하였던 것이다. 이때 식량을 비롯한 민수물자를 들여와서 우선적으로 민생안정을 꾀하는 데 주력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수습하고 파괴된 산업·교통·통신시설을 복구했으며, 주택·의료·교육 시설 등을 재건하였다. 이렇게 유엔한국재건단의 원조에 의해 건립된 주요시설로는 인천판유리공장, 문경시멘트공장,국립의료원 등이 있다.

유엔한국재건단은 1958년 6월말로 실질적인 임무를 끝내고 해체되었는데, 이 8년간의 존속기간 동안 이승만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호의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던 퇴역 미국 장군 코울터(John Coulter)가 지휘하였다. 그리고 활동 중에는 책임과 관할권의 소재, 관료주의, 파벌주의 등의 이유로 유엔군 사령부, 미국 경제원조계획과 주도권 다툼을 벌이기도 하였다.

도널드 스턴 맥도널드 저, 한국역사연구회 1950년대반 역《한미관계 20년사(1945∼1965년)-해방에서 자립까지》한울, 2001

이현진〈제1공화국기 미국의 대한경제원조정책 연구〉이화여대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5

외교통상부 (http://www.mofat.go.kr/mofat/index.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