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에 김대중 대통령과 Bush 대통령간에는 3월과 10월 2차례의 정상회담이 있었다. 한승수 외무장관의 방미로 2001년 2월 7일에 개최된 〈한·미 외무장관회담〉에서 한·미 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간 공조강화를 위해 정상회담을 조기에 개최하기로 합의하였으며, 이에 따라 3월 7일 김대중 대통령의 방미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두번째 〈한·미 정상회담〉은 〈상하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0월에 이루어졌다.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기반 구축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필수적이며, 특히 미국으로부터의 지지와 협력은 무엇보다도 긴요하다고 하겠다. 김대중 정부는 Bush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정상회담을 통해 반테러 국제연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미 양국이 정치, 경제, 안보, 북한 등 제 분야에서 동반자 관계에 있음을 재확인하고자 하였다. 다른 한편, 부시 대통령으로서도 임기 초기에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정상회담의 상대자로 삼았다는 것은 그만치 부시 대통령이 한반도문제에 있어서의 한·미공조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9.11 테러사태 이후에는 국제체계에 유동성이 급격히 증대된 상태에서, 미국이 테러지원국가로 지목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김대중 정부의 화해협력정책이 미국의 대북정책과 원칙적으로 상통하는 것임을 확인할 필요가 더욱 절실해졌다.
두번의 정상회담에서 Bush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화해협력정책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를 재천명하였다. 미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과 미국이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다. 또한 양국 정상은 남북관계 진전과 미·북관계 개선이 상호보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였다. 이후 Bush 대통령은 6월 6일 발표한 성명에서 대북정책 재검토 결과, 국가안보팀에게 폭넓은 의제에 대해 북한과 진지한 대화를 추진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밝히고, 북한과의 대화 의제로서 북한 핵활동 관련 제네바 합의의 이행 개선, 북한 미사일 개발의 검증 가능한 억제 및 미사일 수출 금지, 보다 덜 위협적인 재래식 군사태세 등을 제시하였다. Bush 대통령은 북한이 이에 긍정적 반응을 보일 경우 미국은 북한주민을 돕기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제재를 완화하는 등 여타 정치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Bush 대통령은 향후 미국이 남북간 화해, 한반도의 평화, 미·북간의 건설적 관계 및 동북아 지역 안정 증진 등의 목표 실현을 위하여 포괄적인 방식으로 북한과 관계개선을 추구할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이러한 목표들이 지난 3월 김대중 대통령의 방미시 협의되었음을 밝히고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협력해 나가고자 하는 기대를 표시했다. Powell 국무장관은 7월 27일 서울에서 개최된 〈한·미 외무장관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대화를 재개할 의사를 표명하고, 향후 미국이 대북정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한국 및 일본과 진지한 협의를 계속 할 것임을 강조하였다. 상하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0월 19일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과 튼튼한 안보 속에 대북정책이 추진되어야 하며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과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이에 대해 Bush 대통령은 적극적 지지를 표명하고,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에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천명하였다.
급격히 경색된 국제관계와 보수화되고 있는 미국의 외교정책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한·미 정상회담은 포괄적 동반자 관계와 동맹관계 확인, 북핵제네바합의 유지와 대북정책에 있어 한·미 공조 유지, 대량살상무기 확산 저지를 통한 긍정적 세계안보환경 구축, 대북 포용정책과 남북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의 주도적 역할 지지 등 한·미 관계의 대원칙들을 재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Bush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김대중 정부는 Bush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회의적인 인식을 갖고 있고 대북정책의 속도와 폭 등에서 한국과 의견을 달리함을 확인한 만큼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서 보다 적극적으로 미국과 사전절충하고 교감을 형성할 필요성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외교통상부,《외교백서》, 2001
이헌경,〈한미 정상회담과 대북정책 방향〉《정세분석》통일연구원, 2001. 6
최선근,〈한·미 정상회담의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정세와 정책 2001-03》 세종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