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총.장검.거북 박제 등 다채..국가기록원 도록 발간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ｍ가 넘는 엽총과 황금빛깔 금속으로 장식된 권총, 보석이 박힌 칼 그리고 거북이 박제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각국 정상들과의 정상회담때 받은 선물 목록과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은 전두환 전 대통령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받은 선물 4천700여점 가운데 100점을 선별, 사진과 설명을 곁들인 도록 형태의 '대통령 선물 기술서집'을 18일 발간했다.

대통령기록관은 1983년 '공직자윤리법'이 제정된 뒤 공직자가 시가 100달러 이상의 선물을 받으면 이를 신고하고 국고에 귀속하도록 의무화함에 따라 역대 대통령이 받은 선물을 관리하고 있다. 기록관은 이 가운데 일부를 성남 대통령기록전시관에 상시 전시하거나 효자동 사랑방과 김대중 도서관 등에 대여해 일반 국민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록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들이 각국 정상에게서 받은 선물은 장신구와 도자기, 그림, 장식품, 생활용품, 오락기구, 모형, 장식 무기, 전통의상까지 다양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1982년 케냐 방문때 당시 대니얼 아랍 모이 대통령으로부터 사파이어로 된 반지와 목걸이, 팔찌, 귀걸이 세트를 선물받았다.

전 전 대통령은 또 그 해 방한한 터키의 케난 에브렌 대통령에게서는 길이 111㎝의 엽총과 탄띠를 받았다. 
현재 이 엽총은 해체돼 별도의 가죽 케이스에 보관돼 있다.

전 전 대통령은 1986년에는 중앙아프리카 앙드레 콜링바 대통령으로부터 아프리카산 혹멧돼지의 이빨 조각으로 만든 원형 조각품을 받은 바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1994년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에게서 보석이 박힌 길이 70㎝의 장식칼을 받았으며, 1993년에는 방한한 베트남 보반끼엣 총리로부터 길이 71㎝, 너비 47.5㎝의 거북 박제를 선물받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6년 아프리카 3개국 순방때 알제리의 부테플리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방문 기념으로 나무 몸체에 황금 빛깔의 금속으로 장식된 37㎝ 길이의 권총을 선물받았다.

대통령기록관은 이 도록을 관련 학계와 도서관, 박물관 등에 배포, 일반 국민들이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aupfe@yna.co.k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