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4월 하순 신라 천년의 고장인 경주에서 우리의 고유한 민족문화를 되 세기는 대 신라 문화제가 베풀어졌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들끓는 가운데 먼저 유서 깊은 반야성에서는 식이 거행되고 이어서 안압지 2회전에서는 고적을 무대로 해서 국악 승무 궁전무 등이 열려서 은은한 가락은 봄볕의 화창한 서라벌 넓은 뜰에 울려 퍼졌습니다. 한편 경주 공설운동장에서는 씨름 그네 활쏘기 등의 민속경기가 남녀 혼합으로 베풀어졌습니다. 특히 농악대회는 신라 천년 사적이 융성했던 당시 모습을 연상시켜주었습니다.

우리 겨레는 물론 멀리 외국에까지 알려졌던 춘향전 이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지역은 전라북도 남원에서는 1962년 봄 예년보다 많은 인파가운집한 가운데 춘향제가 열렸습니다. 열녀 성춘향의 모습을 모신 춘향로에서는 먼저 제사를 지내고 한 낭군만을 섬기기 위해 온 절개를 우러르며 한국 여성의 도덕을 새삼 느끼게 했습니다. 한편 춘향전의 주인공인 이몽룡과 성춘향을 맺어준 광한루에서는 춘향의 아름다움을 상기시키는 춘향이 뽑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지상의 월공이라고 비유한 광한루, 광한루 앞에는 명상의 정기가 모아져서 맑은 물로 채워진 아담한 호수를 만들어 졌고 호시문 서쪽으로 비긴 곳에 은하의 걸친 오작교가 만들어져있어 한 폭의 그림을 만드는 청아한 풍경을 이루었습니다. 이곳을 메운 구경꾼들은 수많은 남원의 예쁜이들의 절을 받으며 운치에 이끌러 들어가고만 있습니다. 또한 그 옛날 이몽룡의 책을 던지게 했던 그네뛰기가 광한루 나무 밑에서 벌어져 봄바람이 나풀대는 치마 자락과 함께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의 이야기를 되새겨 주었습니다. 그날 남원시내에서는 춘향전을 본 딴 가장행렬이 거행되는 등 흐뭇하고 뜻 깊은 잔치가 웃음과 즐거움 속에서 무러 익어 갔습니다.

전설과 낭만의 섬 제주도에서는 5.16혁명 1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근래에 보기 더문 경마대회가 열려 우승을 다투는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이날 경마대회에서는 150필의 말이 출전한 가운데 양도순씨 소유의 말이 우승의 영광 을 차지했습니다. 또한 남제주군 서귀포 앞바다에서는 흥미진진한 해녀의 마스게임이 벌어져 이채를 뛰었습니다. 이어도 허라 이어도 허라 그것은 삼다 제주도 민요의 한 구절인데 이 노래 속에서 그리는 이상적인 섬 이어도를 현실화하기 위해서 이제 이곳에서도 재건의 봉화가 울려졌습니다. 새 시대의 각광을 받는 대 제주 꿈에만 그리던 이어도가 실현되기를 온 국민이 마음으로 빌어야 되겠습니다.

임진왜란 때 이 나라를 구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417번째 탄신기념 재전이 1961년 4월 28일 박정희 의장을 비롯한 수많은 군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충청남도 아산군에 자리 잡은 이 충무공 현충사에서 성대히 베풀어졌습니다. 이날 제사에 이어 여러 가지 기념행사가 베풀어져 충무공의 구국 재민의 뜻을 되새겨 주었는데 왜적의 만행을 풍자한 연극이 이채를 띄웠습니다. 그리고 충무공이 만들어서 해전사상 이름을 떨친 거북선도 전시되었습니다. 이어서 벌어진 활쏘기 대회에는 많은 여자선수들도 출전해서 인기를 집중시켰습니다. 한편 경상남도 충무시에서는 충무공의한산대첩 기념제전이 열려 성황을 이루었는데 지금보시는 것은 임진왜란 당시에 사용했던 유물의 전시 광경입니다. 이어서 임진외란 당시의 의상을 차린 군장행렬이 시가지를 누비고 지나가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조국을 지킨 조상의 미득에 새로운 감회를 느끼게 했습니다. 한편 바다에서는 풍어제와 배 경기 등 각종 해상경기가 베풀어졌습니다. 역사의 빛나는 향토의 문화와 예술을 되새겨 본다는 것은 곧 우리의 민족문화의 향상에 이바지하는 길입니다. 금년에 베풀어졌던 각 지방의 향토문화재는 찬란했던 예전의 모습을 되살려서 우리 고대문화와 예술을 옳게 계승하며 민족문화의 진흥을 기하려는 데 있습니다. 바야흐로 국가재건의 우렁찬 항마소리가 더 높이 울려오고 참신한 민족의 기풍을 진작시켜 민족의 중흥을 이룩하려는 이때 이번에 가졌던 각 지방 향토문화재는 민족문화의 중흥을 이룩하는데 하나의 엄청난 계기를 마련해 주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옛날을 돌아보려는 오늘을 기점으로 해서 보람찬 앞날을 향해 향토문화 진흥에 이바지해서 우리 문화민족의 긍지를 되찾아 번영만 있는 조국 건설에 박차를 가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