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설과 함께 새해 1987년이 밝았습니다. 정묘년 새해는 토끼를 상징하는 토끼의 해입니다. 남의 땅을 침범하지 않는 평화주의자인 토끼를 통해서 화목과 지혜를 배우고 밤잠을 덜 자면서도 부지런히 일하는 토끼의 근면을 높이 사야겠습니다. 올해 정초는 일요일까지 연 나흘을 쉬는 동안 고향을 찾고 또 일가친척들이 한데 모여 갖가지 민속놀이를 즐기면서 새해 설계를 하고 덕담을 나누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연휴 이틀을 보내고 난 3일 새벽 전두환 대통령은 정부 제1종합청사와 치안본부, 서울시 경찰국 등을 돌아보고 연말연시 비상근무 태세가 완벽해 전국적으로 대형사고와 강력사건이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아 다행스럽다면서 연중 계속해서 이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검문소와 합참본부, Err_Code(01:39)등을 예고 없이 순시한 자리에서 북한 공산집단은 우리의 겨울철 야간작전능력이 취약하다고 보고 도발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번 작전훈련이 끝나면 전군이 완벽한 작전체계를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은 군부대에서 병사들에게 지급되는 피복과 장비를 두루 살핀 후 이제는 우리가 모든 면에서 북한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인지시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희망찬 새해를 맞아 대한뉴스카메라는 남녘의 제주섬을 비롯해 땀 흘려 일하는 현장을 찾았습니다. 계절도 잊은 듯 물속으로 뛰어드는 해녀들, 한라산 남쪽으로는 전형적인 감귤단지가 많습니다. 2만 3천6백여 농가가 만 7천 헥타르의 감귤밭에서 올해는 33만여 톤을 수확해 내고 있습니다.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겨주는 각종 난 재배가 한창입니다. 꽃에는 생명력이 가꾸는 이에게는 활력이 돋보이는 정경입니다.

여기는 중부 내륙지방인 충청남도 대덕군 산내면 대별리 3년 전부터 열대식물인 바나나를 배양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8천 평에서 10가지 품종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모균 배양으로 묘목을 육성 중인데 3~4월이면 신품종을 보급하게 되며 경유와 지하수를 이용해서 재배하고 연간 3억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동해안의 오징어 덕장에는 올겨울 오징어잡이가 부진해 대신 양미리를 건조하는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추운 겨울에도 잠시도 일손을 놓지 않는 농어민들의 왕성한 생활의욕을 보게 됩니다.

충청북도 청원군 남일면 평촌리에 자리 잡은 한국양토장입니다. 앙고라토끼 130마리로 시작해서 7년여가 지난 지금은 4천 수로 불어났습니다. 농가부산물과 산업찌꺼기 등 손쉬운 먹이로 설비가 적게 들고 번식력이 강해서 소규모로 시작해도 바로 사업장이 형성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1년에 4차례씩 80일마다 털을 깎아주는데 한번에 100그램 씩 4천 원 어치를 제모합니다. 토끼털은 높은 소득원이 됩니다.



1987년의 시작, 도시와 공업단지에서도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선진조국을 향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한 시대의 분위기를 바꾸고 삶의 방식과 자세를 새롭게 해 세계 지평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지혜를 모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헌법을 개정하고 국민총생산 천억 불 시대의 막을 올려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야 하며 내년으로 다가온 서울올림픽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금년입니다. 이 뜻깊은 해를 맞아 우리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희망 실은 우편 차, 생활이 윤택해지고 우리의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각종 편의제도가 생활 구석구석에 찾아옵니다. 편지배달이 전부였던 시대에서 이제는 집에 앉아서도 고향내음 물씬 풍기는 특산물까지 구입할 수 있는 시대로까지 변했습니다. 체신부가 지낸 해 연발부터 실시 중인 이 제도는 전화주문이 가능하며 직접 우체국에 나오셔서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해당 우체국에서는 대금과 신청서를 확인한 후 즉시 산지 우체국으로 물품구입을 의뢰해 소비자가 손쉽게 받아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서산의 어리굴젓, 서산 앞바다에서 생산되는 자연산 굴로 산지증명서와 함께 포장됩니다. 현지 우체국의 규격품 확인은 빼놓을 수 없는 과정입니다. 순창 고추장의 경우에는 전통고추장 보존협의회에서 이 일을 맡아 하는데 질 좋은 고춧가루와 찹쌀을 원료로 우리 고유의 전래방법에 의해 제조합니다. 동해안의 명물 속초 오징어, 맛이 좋고 특히 건조가 잘 돼 보관이 편리합니다. 고향의 맛을 보내기 위한 산지인들의 정성이 곳곳에 가득합니다. 이렇듯 특산품 우편주문판매는 날이 갈수록 그 인기를 더해 곧 전국적으로 확대실시를 앞두고 있으며 우체국의 일손은 더욱 바빠지고 바쁜 일손 그만큼 우리의 생활은 편리해집니다.



나산에 있는 코리아 타쿠마 조선소에서 국내 제1호 잠수정 ‘해양250’에 대한 명명식 및 인도식이 거행됐습니다. 한국 기계연구소가 개발한 이 잠수정은 한국과학기술원 부설 해양연구소에 인도돼서 각종 해양탐사에 활용됩니다. 수중촬영장치와 수중통신장비 등을 두루 갖춘 이 잠수정은 바닷속 250미터에서 1노트의 속력으로 12시간 동안 해저탐사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20개국 미만의 잠수정 제작국 대열에 들어서게 됐고 깊은 바다의 광물자원 탐사와 어족자원 조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게 됩니다.



겨울방학을 맞이한 각 급 학교 학생들, 마음껏 놀고 그러면서도 틈틈이 도서관을 찾아 공부하는 열의가 대견스럽습니다. 책과 가까이하는 젊은이들에게서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와 같이 실생활에 유익한 기술을 익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가 하면 각 급 학교 학생과 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국의 국립박물관에서는 청소년박물관교실을 개설하고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이론과 실기를 주로 한 청소년 미술 강좌를 개설하고 있습니다.

새해맞이 음악회가 열려 젊은이들의 겨울방학을 더욱 보람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긴 겨울방학 동안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잠시나마 교실을 떠나 심신단련과 사회학습을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젊은 날은 오래 계속되지 않습니다. 각 사회단체들이 여가지도에 앞장서고 있지만, 가정에서도 또 청소년 자신들도 힘써 이 방학을 유익하게 보내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