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 가을이 지닌 의미를 실감케 합니다. 온 국민의 축제를 맞아 올해는 유난히도 꽃이 거리마다 풍성했습니다. 그만큼 꽃을 가꾸는 사람들도 환한 웃음을 짓는 한해이기도 했습니다. 꽃은 그만큼 우리의 생활과 가까워졌습니다.



우리의 첨단전자산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람회장입니다. 전두환 대통령은 서울 삼성동 무역진흥공사 종합전시장에서 열린 제17회 한국 전자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어떤 제품이든 부품과 소재의 국산화율이 90% 이상 되어야 진정한 국산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수출 경쟁국의 제품들을 능가하기 위해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총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전자박람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미국, 영국, 일본 등 15개 국의 460개 업체가 참가해 반도체 등 각종 부품 및 소재와 초소형 VCR, 컴퓨터 등 각종 전자제품 430종 73,500여 점을 전시했는데 고정밀화, 고성능화되고 가볍고 작은 제품들이 많이 질 높은 전시회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제4회 전국심신장애자 작품전시회가 세종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렸습니다. 대통령 영부인 이순자 여사는 장애자들이 출품한 그림, 사진, 서예, 목공예, 수예품 등 700여 점을 돌아봤습니다. 이 전시회는 장애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재능 발표의 기회를 마련해 주기 위해 새세대 육영회가 매년 벌이고 있습니다.



540돌 한글날을 맞아 전국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베풀어졌습니다. 노신용 국무총리는 기념식에서 세종대왕의 위업을 받드는 일은 대왕의 위대한 자주자립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민족 진혼의 대도를 힘차게 개척해 나가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삼부요인과 한글학자, 학생들이 참가한 이날 기념식에서는 세종문화상 시상식도 있었습니다. 세계에는 수많은 민족이 살고 있고 수많은 국가가 있지만 고유한 문자를 가진 나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리가 한글을 가진데 대해 다시 한 번 세종대왕의 위업을 추앙하고 또 한글을 지키고 가꾸어 온 선인들의 봉훈을 높이 받들게 됩니다. 독창성과 과학성 그리고 그 오묘한 이치를 간직한 한글을 우리는 마음껏 자랑해도 좋겠습니다.

이렇게 우리말을 갈고 다듬어 쓰면 얼마나 산뜻합니까? 그런데 아직도 뜻도 모를 외래어로 멋 아닌 멋을 내는 일은 없는지요? 한글날을 즈음해서 자기 주변을 둘러보며 한번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세종대왕 영릉이 있는 경기도 여주에서는 세종문화 큰잔치가 열렸습니다. 세종대왕이 국민에 끼친 높은 공적을 기려 지방문화재로까지 발전시킨 것입니다. 군민과 학생들은 왕후 행차놀이와 여흥 별산대놀이, 쌍용거질 등 향토 민속놀이를 선보이는 가운데 가장행렬 등을 통해 선인들의 문화 창조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로 다짐했습니다.



현대미술관의 개관과 함께 서울 아시아현대미술전이 열려 86아시아대회 참가국들이 각국의 독특한 작품을 출품해 문화교류를 넓혔습니다. 세계 8대 컬렉션의 하나로 손꼽히는 와이즈먼 컬렉션전이 열려 현대미술의 진수를 보였습니다. 이 전시회를 통해서 1950년대 이후 30여 년간의 동향을 엿보게 했습니다.

지방에서도 제철을 맞아 문화행사가 활발해 10월은 문화의 달임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부산에서 열린 향토작가 문계수 화백의 농악을 주제로 한 작품전입니다.



본격적인 벼 수확기를 맞은 농촌에서는 서로 일손을 도와가며 풍년을 마무리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동안 태풍 베라호와 매미 등을 딛고 땀 흘려 가꿔 온 농민들은 수확 적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서두르며 각계에서도 모두들 농촌 일손 돕기에 나섰습니다. 예년에 비해 다소 늦어지기는 했으나 10월 말까지 순조롭게 가을걷이를 끝내면 6년 연속 풍년을 기록하게 될 것입니다. 김장 채소도 풍작이 예상됩니다.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의 감단지에서는 제철을 만나 출하가 한창입니다. 감은 찬 서리를 만나야 단맛이 깊이 베이지만 10월부터 도시로 출하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의창군 동면 금산리의 경우 야산에 250여 그루의 감나무를 심어 10년생 기준으로 천만 원의 소득을 보게 됐습니다. 태풍피해가 있었지만, 평년작의 작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운동회, 가을에 빼놓을 수 없는 정겨운 풍경입니다. 아시안게임이 있던 올해 운동회는 어린이들이나 학부형에게도 좀 색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닐까요? 혹시 숨겨진 재능이 있는 게 아닌가, 그렇죠. 재능은 숨겨져 있다가도 갑자기 나타나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선수에 못 낀 동생 심술이 났습니다. 그러나 우리 어린아이들이 그런 남다른 재능으로 뛰어나지 않아도 좋습니다. 씩씩하고 튼튼하게 자라면 보석처럼 빛날 수 있으니까요.



성화가 꺼진 잠실의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아시아경기대회 성공 범국민축제가 열려 이번 대회의 승리를 자축하고 미래를 향한 온 국민의 총 화합과 의지를 다졌습니다.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와 임원, 자원봉사자와 행사요원들과 9만여 시민들이 함께 모여 다시 한 번 그날의 감격을 되새겼습니다. 열전 16일간에 걸친 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은 단순한 스포츠대회에서의 승리뿐만 아니라 온 국민의 한마음 한뜻이 거둔 민족의 승리이며 우리도 하면 된다고 하는 자신감과 확신을 심어준 대회였습니다. 아시아경기대회를 잘 치러낸 우리는 88년에 서울올림픽도 틀림없이 성공으로 이끌어갈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지겨운 책, 잠 오는 책, 그러나 고마운 책이 창조적 사색의 바탕입니다.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모두가 사람다운 삶을 누리게 될 것이며 삶의 올바른 지혜를 창조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