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을 위한 비상대책(1969년 11월 3일)

정부는 당시의 통화량 추세, 수입, 유통면, 투자성향 등 일부 부문에서 안정기조를 우려하게 하는 요인들이 나타나자 안정화시책을 보다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종래와 같은 부분적 정책에서 벗어나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물가안정책을 실시하고자 하였다.

당시 정부는 다음과 같은 물가불안의 징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첫째, 연이은 수해를 복구하기 위해 실시한 재정 금융자금의 방출과 외환부문에서 매입초과로 인해 통화량이 증가하였다. 

둘째,불요불급한 고층빌딩 건축을 비롯한 소비성 투자가 성행하였다. 

셋째, 수입수요 억제에 따른 수입물자의 품귀와 가격 앙등이 나타났다.

넷째, 3선 개헌 등 정치․사회적 불안 속에서 급격한 물가상승세가 나타났다. 

다섯째, 유통과정에서 가격조작 행위가 만연하였다. 

여섯째, 생산성을 상회하는 노임 상승과 기업경영의 불합리성이 심각하였다.

이 정책은 다음과 같은 조치를 실질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었다. 

첫째, 월동생활필수품인 연탄, 고추, 소금 등의 물량을 확보하여 가격을 안정시킨다. 둘째, 현금차관승인분의 현금인출을 일부 억제하거나 연기한다. 셋째, 은행의 신규대출을 억제하고 연체대출의 회수를 강화한다. 넷째, 재정전반에 걸친 세수 증대, 예산집행의 절약, 일체의 유용금지, 입찰 잔액의 재사용 금지를 추진한다.다섯째, 농업자금과 비료자금 외상잔액의 회수를 촉진하며 수출지원정책을 계속 실시한다. 여섯째, AID자금의 방출을 촉진한다. 일곱째, 중요물자 및 가격상승물자의 수입증대를 위한 정부보유달러 2천만 달러를 방출한다. 마지막으로 폭리를 노린 일부업체의 가격조차행위에 제재를 가한다. 

정부는 이와 같이 광범하고 포괄적인 대책으로 물가안정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나아가 정부는 물가안정을 항구적 대책으로 다음 여섯 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 주요물자의 비축제를 확대 강화한다.둘째, 비료의 일부 자유판매제를 실시할 것을 검토한다.셋째, 지방자치단체의 방만한 기채를 억제한다. 넷째, 불요불급한 고층건물의 건축을 억제한다. 다섯째, 수입물자의 가격앙등에 대해서는 관세율 조정 등으로 기동성 있게 대처한다. 여섯째, 모든 우대금융은 제도적으로 개선한다.

정부는 이 항구적 대책과 별도로 다음과 같은 대책도 제시하였다. 첫째, 종합수송대책을 계속 추진한다. 둘째, 소비절약 기풍을 조장하기 위해 일부 불요불급 품목에 대해 세제로 소비를 억제하도록 한다.셋째, 기획재정부에 물가조정실을 두고 서울특별시 및 도에는 부시장과 부지사, 그리고 정부 각 부처는 국장급 이상 1명씩 물가전담관을 지명하여 물가대책을 전심토록 한다. 넷째, 재정안정위를 설치하여 재무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관계부처 1급 공무원을 위원으로 지명하고 유기적 협조체제를 강화하여 지체없이 조정을 시작한다.

이 물가안정책은 물가안정에 도움이 되는 모든 정책이 열거될 정도로 종합적이고 강력한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통화량 증발에 대한 정책으로는 신규대출의 억제와 연체대출 회수에 불과하여 그 성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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