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URL 복사

푸틴 방한, ABM 파동

주제유형
사건/사고
※ 집필 내용은 국가기록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발생원인

푸틴 대통령의 한국방문과 탄도탄요격미사일(ABM)조약 파동 (2001년)

<개요>
러시아연방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2001년 2월 26일 서울에 도착하여 27일 오전 현충탑을 참배한 뒤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가졌고, 경제 5단체장 초청 오찬에 참석하였으며, 김대중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만찬에도 참석하였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28일에는 국회에서의 연설, 이한동 총리 주최 오찬,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면담 등 2박 3일간의 국빈방문 일정을 가졌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 방한시에 양국이 체결한 공동성명에서 탄도탄요격미사일 관련 조항이 외교적 논쟁의 소재가 되어 한국 외교에 새로운 교훈을 남겼다.


내용

1.외교·안보 분야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화해 협력과 양국간 경제협력 문제는 물론 국제전략구도와 대량살상무기의 확산문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의제를 논의하고 이를 공동성명에 담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과 후속조치가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은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했다는 점을 설명했고 푸틴대통령은 이를 인정했다. 푸틴대통령은 나아가 한국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와 함께 러시아가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약속했다. 이에 김대중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남북한 접근에서 러시아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 방문을 통해서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러시아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푸틴대통령이 국회연설에 이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면담한 것도 러시아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의 폭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는 국회연설에서 “러시아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대외정책의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남북한 평화과정의 당사자 합의우선 원칙 등 러시아의 대한반도정책 5대 원칙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2.탄도탄요격미사일 조약 관련 조항 파동
27일 발표된「한·러 공동성명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조약 」관련 조항이 파장을 일으켰다. 문제의 조항이 우리 정부가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입장과 반대편에 선 듯한 인상을 주면서 3월 7일〈한미 정상회담〉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외신들이 한국 정부가 ABM 조약유지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미국의 NMD계획에 반대하는 러시아측에 동조한 모양새가 됐다는 보도가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외교부는 당초 국가미사일방어(NMD) 및 전역미사일방어(TMD)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공동성명에 담을 것을 강력히 요청한 러시아측에 대해 미러 간의 문제라는 이유로 배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항이 외교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대비에 소홀하였으며, 이는 향후 외교를 수행하는 주무부서로서 민감한 문제에 대해 좀 더 사려 깊은 대응이 필요했음 역설하고 있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3.경제협력
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사업, 나훗카산업공단건설사업, 이르쿠츠크가스전 개발사업 등을 추진키로 하고 이를 위한 사업기구까지 구성키로 합의한 것은 적지 않은 성과다. 27일 러시아 클레바노프 부총리가 푸틴 방한에 앞서 서울에서〈제3차 한·러 경제공동위원회〉를 통해 합의서를 체결함으로써 처음으로 TKR과 TSR 연계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마련하였다. 또한 이와 함께 한·러 양국이 TKR과 TSR 연계 사업 등을 위해 운송협력 위원회를 구성해 7월 이전에 1차 회의를 갖기로 합의했다. TKR과 TSR 연계 사업은 푸틴 대통령이 이미 2000년 북한 및 일본 방문 중에도 강조한 부분이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또 러시아가 북한철도 현대화 사업과 관련하여 수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후 한국에도 같은 수준의 투자를 요구한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나홋카 공단 법안을 두마(하원)에 제출하고 비준을 받으려 하였다. 그러나 러시아 세무당국이 반대하고 있는데다 국내법과 상충되는 면도 있어 통과과 무산된 점은 한러관계의 불신요소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르쿠츠크 코빅타 가스전의 가스관의 노선 결정도 미뤄지고 있다.
18억달러에 달하는 경협차관 상환문제와 관련하여 방위산업 담당인 일리야 클레바노프 부총리가 푸틴 대통령에 앞서 한국을 방문하여 한·러 경제공동위를 통해 대한국 부채의 일부를 연료공급기, 시험용 비행기, 헬기, 수륙양용기 등을 통해 청산키로 하는 합의서를 체결했다.


4. 평가
푸틴 대통령의 방한은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1992년 11월 한국을 방문한 이후 8년만에 이루어지는 러시아 정상의 방문으로 수교 10주년을 맞아 그동안 침체됐던 양국관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된다. 또한 이 방문으로 일단 한·러 간 경제협력이 그 윤곽을 잡는데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러시아 언론도 푸틴 대통령의 한국 방문이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경제협력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폭넓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푸틴 대통령의 한국방문은 2000년 북한을 방문한데 대한 “균형”의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러시아의 한반도 균형외교를 확인한 계기이기도 하다.
양국 정상회담에서 특기할 만한 부분은 양국이남북 정상회담 이후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남―북―러 3국의 새로운 협력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졌다. 러시아는 특히 북한과 접경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남―북―러 3각 경협에 적극적이다. 철도연결 사업이 대표적이다. 러시아측은 “이 사업에 대한 북한의 긍정적인 입장까지 확인했다”며 남한의 적극적 참여를 권유하였다. 남―북―러 협력은 지역의 안정을 담보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를 구체화할 러시아의 세련된 전략과 한국의 전향적인 변화가 충족되지 않으면서 남-북-러 삼각협력은 당분간 소강상태를 보이게 되었다.
푸틴 대통령의 방문 기간 중에 채택된 한러 공동선언에서 ABM조약과 관련된 문항이 미국의 NMD체제에 대한 반대로 해석되어 한국 외무부의 사려 깊지 못함이 비판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방문은 하향곡선을 그리던 양국 관계를 상향 곡선으로 바로잡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참고자료

서대숙 (편),《한국과 러시아 관계: 평가와 전망》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2001
정한구 외, 《러시아 정치의 이해》나남, 1995
하용출 (편),《북방정책: 기원, 전개, 영향》서울대학교 출판부, 2003
홍완석 외, 《현대 러시아 국가체계와 세계전략》한울, 2005
한국언론재단 홈페이지(http://www.kinds.or.kr)에서 검색한 사건관련 신문 및 잡지 기사
러시아 Natrional News Service 홈페이지(http://www.nns.ru) 검색 기사


집필자
성신여대 산학협력단(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교수 등)

최초 주제 집필
2006. 12. 01

최종 주제 수정
2006. 12.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