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연말 청와대에서 자동차공업육성회의가 열렸다. 회의 결론은 첫째, 자동차공업은 중화학공업 육성계획의 테두리 내에 포함시킨다는 것과, 둘째, 상공부는 곧바로 자동차공업진흥 세부계획을 작성한다는 것이었다. 청와대 회의 결과에 의해 상공부는 1973년 6월 ‘1980년대 완전국산자동차 50만 대 생산 및 1억5천만 불 수출’을 기본목표로 하는 ｢자동차공업장기진흥계획｣을 작성하였다. 이 안은 상공부장관 결재를 얻은 후 1973년 7월 4일 국무총리 재가를 얻었고 그리고 난 후 7월 12일에 자동차 4사에 공문으로 발송되었다. 완성차업체들은 이 계획안을 보고 8월 5일까지 정부계획에 대한 각 업체 실행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요청받았다.

｢자동차공업장기진흥계획｣을 기초로 1973년 9월 6일 대통령비서실은 국무총리, 경제기획원장관, 재무부장관, 상공부장관에게 ｢자동차공업육성에 대한 대통령 각하 지시｣ 공문을 발송했다. 여기에서 대통령은 자동차공업은 부품생산과 조립생산부분으로 분리해서 육성하되 조립 공장은 더 이상 외자합작이나 신설함이 없이 기존공장을 중심으로 육성하고 생산체제의 합리적재편성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상공부는 1974년 1월 이 안의 완성된 형태로 <<장기자동차공업진흥계획-한국형소형승용차의 양산화 Ⅰ>>을 발간했다.

정부는 우선 자동차공업의 1980년대 목표를 완전국산자동차 50만 대 생산 및 1억 5천만 달러 수출로 잡았다. 이를 위해 작성된 자동차공업장기진흥계획의 요점은 국산차 개발과 공장생산규모 지정이었다. 

그 내용은 다음 가-바와 같다.

가. 1975년에 1500cc 이하 소형차 국산화율 95% 달성

나. 1981년까지 1억 5천만 달러 수출

다. 각사 연산 5만 대 이상의 엔진, 차체 공장 건설

라. 엔진, 차체는 조립공장이 맡고 기타 부품은 1부품1공장의 전문화

마. 자본도입을 포함하는 기술도입의 촉진

바. 신규 공장은 창원기계공업단지에 집중시켜 인프라스트럭쳐를 절약

정부는 이상을 모두 만족하는 승용차를 생산비용 2,000달러 이하, 완전히 독자적인 새로운 모델로 1975년까지 시장에 내놓고 이를 국민차로 지정하여 1976년 이후 수요의 80%를 만족시킨다는 계획이었다.

나아가 정부는 국산자동차의 개발을 촉진하고 자동차산업의 장기적 성장을 돕기 위해 7개의 지원원칙을 제시했다. 그 내용은 신규 진입과 신규 해외 녹다운(knock-down) 수입으로부터의 국내시장 보호, 국내 디자인 차에 대한 세금감면, 수직적 통합의 촉진, 우호적인 금융환경 조성, 그리고 국산차모델에 대한 시장 보장의 행정적 선언 등이었다. 이러한 계획으로 ｢현대｣의 ｢포니｣와 ｢기아｣의 ｢브리사｣가 탄생했다.

정부의 자동차장기진흥계획은 이전 조립에 의존하던 자동차공업을 한 단계 올려 한국형 자동차 건설의 본격적인 출발점이 되었다.

상공부,《자동차공업장기진흥계획》 상공부장관 결재문서, 1973.

상공부,《장기자동차공업진흥계획-한국형소형승용차의 양산화 Ⅰ》, 1974.

현대자동차,《현대자동차 20년사》, 1987.

Linsu Kim, Imitation to Innovation: The Dynamics of Korea's Technological Learning, The Management of Innovation and Change Series, Boston: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