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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고르바초프 제주방문, 정상회담

주제유형
하위주제
  • 집필 내용은 국가기록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주제설명
근거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제주도 방문과 정상회담 (1991)

<개요>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1991년 4월 19∼20일에 한국의 제주도를 실무 방문하여 노태우 대통령과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방문은 소련 정상으로서는 최초의 한국 방문이며, 한국 북방정책의 성과로 양국이 수교한 이후 양국 관계를 진일보시키기 위한 소련측의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소 우호·협력에 관한 조약」의 체결을 제의하였다.

배경

1. 성과
가.외교·안보 협력
양국정상은 한반도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면서 한반도에 남아있는 냉전시대의 흔적과 통일을 향한 한국민들의 열망 등을 함께 인식하였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소련이 한국민들의 통일을 향한 열망에 완전히 공감하며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건설적 노력들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아시아­·태평양지역 및 동북아지역이 안고 있는 제반 문제점과 이들 지역의 향후 발전전망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면서, 이들 지역에 새로운 국가간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상호안보체제를 보장하기 위해 소련과 한국의 주도적 역할 및 협력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측은 아­태지역과 동북아 지역에서 재래식 군비와 핵무기가 증강되고 군사 활동이 강화되는 것을 억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측은 〈제주도한·소 정상회담〉이 중대한 사건이며 양국 관계에만 국한되는 일은 아니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번 회담은 양국간의 정치적 대화와 경제협력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갔음을 보여주는데 대한 인식을 같이하였다. 이에 양국 간의 선린 및 협력에 관한 조약을 마련하는데 대해 원칙적로 의견을 모았다. 이 조약은 1990년 두 정상 간에 합의에 기초하여 모스크바선언을 통해 밝혀진 구상들을 더욱 공고히 발전시킬 뿐 아니라 향후 양국 관계발전을 위한 단단한 법적 토대를 조성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노태우 대통령은 주변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이 문제를 외무장관 수준에서 추후 계속적으로 합의하자고 제안하였다.



나. 경제 협력
두 대통령은 양국간 경제협력사업의 원칙적 문제들을 논의했는데, 노 대통령은 이들 사업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에 대한 지원임과 동시에 역사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는 소련 인민들에 대한 연대감의 표시이며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국제적 변혁과정에 대한 한국의 기여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은 극동과 시베리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일부 협력사업들이 가까운 장래에 호혜적 수준에서 분석될 것이며 이들 사업추진에 제삼국들을 참여시키는 문제도 검토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두 대통령은 또 사할린의 원유와 연안 천연가스 공동개발 및 소련 정유사업 현대화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노 대통령은 관료주의적 장애물들로 인해 이미 시작되고 논의 중인 양국간 협력사업들의 추진이 방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대통령간의 단독회담에 이은 확대회담에서 한국의 이상옥 외무장관 이봉서 상공부 장관과 소련의 알렉산데르 베스메르트니흐 외무장관 콘스탄틴 카투셰프 대외 경제장관은 양국이 그간 이루어낸 일들과 합의에 도달한 사항에 관해 보고했으며, 양국 대통령들은 이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피력하고 향후 조치의 우선순위를 정했다.
또한 노태우 대통령은 소련이 한국과 호주가 주창해 만든 새로운 국제경제회의인아시아태평양협력각료회의(APEC)와 1993년 대전에서 열릴 국제엑스포에 참가해줄 것을 제의했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국을 공식 방문하겠다는 합의를 되풀이 강조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서울방문 일정은 추후 논의하기로 하였다.

내용

1. 평가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제주도 회담은 그 내용보다는 상징성이 크게 부각되는 정상회담으로 평가된다. 회담의 결과는 1990년 12월 모스크바 선언을 만들어낸〈모스크바 회담〉의 범주를 대체로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은 소련 최고지도자의 한반도 최초 방문이며 아직도 대립과 불신의 냉전 상태에 놓여 있는 분단 한국의 반대편, 북한의 맹방국 대통령의 답방이 이뤄졌다는 것은 획기적인 정치·외교 행사라고 평가할만하다. 더구나 이 회담에서는 남북관계와 대국제관계에서 우리의 가장 큰 과제인 UN가입 문제가 무난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특히, 〈제주 정상회담〉은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시대로 가는 변화의 시발점이 한국을 포함한 극동에서 태동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사건으로 아·태지역은 질서재편을 향해 역동적으로 움직여가고 있으며 한국이 그 중심권에 바짝 접근하였음을 보여주었다.


UN가입을 포함, 한반도 문제에 대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예상보다 앞선 전향적 입장 표명은 자칫 제주 정상회담의 상징성에 가려질 수 있으나 이는 결코 간과될 수 없다. 특히 이 회담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제안한 한·소 우호 및 협력 조약 체결 제안이다. 노대통령은 이를 수락, 일단 외무장관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협의토록 했는데, 이는 예상외의 획기적 제안이기에 기존 우방과의 관계를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이 제의는 소련이 아·태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위해 한국을 교두보로서 확보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되었다. 당시 한국의 입장에서 소련의 이러한 제안을 선뜻 받아 들이기는 쉽지 않았으며, 이것은 동북아시아에서는 아직도 냉전구조의 해체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정부의 신중한 접근이 요청되는 대목이다. 이로써 한국의 안보균형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으며, 전통적으로 미국을 기본축으로 동북아 전략적 중심위치에서 미·소·중 강대국의 군사적 완충지로서 역할을 담당해 왔던 한국이 지역 안보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어떻게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외교의 중심과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제주회담은 상징적 및 역사적 의의가 부각된 것이기는 하지만 한국으로서는 대소관계에 일방적으로 몰입되어서는 안 되며 한국의 국익과 한반도에서의 힘의 균형에 유의하여 한국 외교를 진행하여야 하는 우리의 입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참고자료

하용출 (편),《북방정책: 기원, 전개, 영향》서울대학교 출판부, 2003
서대숙 (편),《한국과 러시아관계: 평가와 전망》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2001
한국언론재단 (http://www.kinds.or.kr)
러시아 Natrional News Service (http://www.nns.ru)

집필자
성신여대 산학협력단(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
최초 주제 집필
2006. 12. 01
최초 주제 수정
2006. 12.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