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공화국 출범과 함께 정부는 UN가입의 조속한 실현을 우리 외교의 최우선과제의 하나로 삼고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노태우 정부는 한국의 UN가입이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능력에 합당한 역할과 기여를 하고, 정상적인 남북한 관계의 조성에 도움이 되며, 우리의 대외관계에 새로운 도약이 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을 내리고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을 위한 북한설득, 그리고 외교역량을 집중하였다.

노태우 정부는 그동안 역대 정부의 UN가입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좌절되어 왔었던 원인을 해소하는 방안을 실시했다. 먼저, 북한의 단일의석안 주장에 대해서는 〈남북 고위급회담〉 등에서 대화를 통해 남북한동시가입안을 설득했었다. 이러한 대북한 설득은〈7·7성명〉 이후 전개한 북방정책을 통해 동구 국가 및 소련과의 수교를 이루어냄으로써 한국의 동시가입안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확보함과 동시에 이들 국가를 통한 북한 설득과 동시가입을 위한 UN외교에서의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게 했다.
1990년에 들어 한국의 UN가입을 위한 중요한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먼저, 노태우 정부는 1990년에 3차에 걸쳐 열린〈남북 고위급회담〉과 UN문제만을 놓고 열린 3차례의 실무대표접촉을 통하여 남북한UN 동시가입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득했다. 북한은 통일전에 남북한이 UN에 가입할 경우 남북한이 하나의 의석으로 가입하자는 소위 ‘단일교섭안’으로 대응했으나 이는 ‘통일후 하나의 조선’으로 가입하자는 북한의 종전 태도에 상당한 변화가 초래된 것이다.

한국정부의 북방정책은 1990년에 들어 헝가리를 시발로 한 대부분의 동구 국가, 그리고 샌프란시스코〈한·소정상회담〉 이후 〈UN총회〉 기간 동안의 한소수교의 결실을 맺었다. 이는 제45차〈UN총회〉에서의 우리정부의 남북한 동시가입 외교를 적극화시키는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고 이는 부시 대통령의〈UN총회〉 연설에서의 공개지지 천명에 이어 각 그룹 국가별로 광범위한 지지발언(총 71개국)이 유도되었다. 이에 비해 북한의 단일의석안에 대한 지지발언을 한 국가는 하나도 없었다. 이로써 한국의 동시가입안 추진의 여건이 성숙되게 되었다.

1991년 노태우 정부는 UN가입 실현을 1991년도의 최우선 외교과제로 선정했다. 노태우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1.8), 외무부 업무보고시(1.24)에 이어〈ESCAP 서울총회〉 개막연설시(4.1)에서도 우리의 UN가입 실현의지를 강력히 천명했다. 특히 정부는 북한이 동시가입에 끝내 호응하지 않으면 우리만이라는 금년중에 가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러한 의지를 밝히는 아래 내용의 정부각서를 1991년 4월 5일UN 안보리문서로 회원국에 회람시켰다. 이 각서에서 정부는 “한국 정부는 북한과 함께 UN에 가입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나, 북한이 우리의 노력에 호응해 오지 않을 경우 금년 제46차〈UN총회〉가 개막되기 전에 우리라도 먼저 UN에 가입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는 점을 천명했다. 이러한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해 대다수 UN회원국들은 지지와 협조의사를 표명했다.

한편, 정부는 연내 UN가입을 실현하기 위하여 1991년 4월부터 UN가입 추진을 위한 정부 특별교섭단을 9개반으로 편성, 37개국에 파견하여 각국으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하였다. 이와 같은 우리정부의 노력에 우리의 UN가입에 현실적인 열쇠를 쥐고 있다고 여겨지던 소련과 중국도 우리의 UN가입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1991년 4월 제주도에서의〈제2차 한·소정상회담〉에서의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한국의 UN동시가입노력 지지 발언은 한국의 동시가입안에 결정적으로 유리한 계기를 제공하였다. 중국 역시 우리의 UN가입에 대한 미국과 소련을 위시한 국제적인 지지를 인식하여 이 문제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

우리의 UN가입에 대한 국제사회의 광범위하고 압도적인 지지를 감지한 북한은 1991년 5월 27일 외교부 성명을 통하여 UN가입을 신청할 것을 발표하였다. 북한 이어 7월 8일 UN가입신청서를 UN사무총장에게 제출하였고 우리정부도 8월 5일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다. 남북한의 UN가입신청서는 안보리 가입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8월 8일 단일결의로서 안보리에 회부되었고, 안보리는 이를 토의 없이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공보처,《제6공화국실록 ②》공보처, 1992
공보처,《자료 제6공화국》공보처, 1992

성신여대 산학협력단(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

2006. 12. 01

2006. 12.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