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부의 외교는 대미의존과 자주의 두 측면이 공존하였다. 1961년 5·16으로 권력을 잡은 군부는 민족주의적 색채가 짙은 내포적 경제개발전략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국내자본의 부족을 절감한 군부는 곧 해외자본과 시장에 의존하는 수출지향적 개발전략으로 선회하였다. 이러한 필요에 의해 박정희 정부의 외교는 국가안전보장과 함께 원조자금 및 차관 등을 포함한 외자유치에 적극 나서게 된다. 그런데 경제개발은 그 자체로서의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 체제경쟁에서의 궁극적인 승리를 위한 포석으로서의 의미가 있었다. 즉 남북한 경쟁의 맥락은 박정희 정부 외교의 배경요인으로서 지속적으로 작용하였던 것인데, 미국의 안보공약과 군사적지원, 그리고 경제적 지원의 확보를 위해 박정희 정부는 꾸준히 노력을 경주하였다. 그러나 박정희 정부는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의 안보공약에 대한 의심을 품고 미국에 대한 안보와 경제적 의존을 줄이는 자주적 국방과 경제체제의 수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