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개별 대통령기록관 건립 계획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짧은 의견

작성일
2019-09-11 17:40:55.0
작성자
정상명
조회수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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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이틀간에 걸쳐 각종 포털 사이트 등에서 논란을 일으켰던 개별 대통령기록관 건립에 대한 사안은, 오늘 오전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밝히면서 일단락 된 듯 보입니다. 

짧은 발표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그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략) ‘이어 개별기록관 건립을 지시하지도 않았으며, 그 배경은 이해하지만 왜 우리 정부에서 시작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해당 뉴스를 보고는 당혹스럽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후략)

이 문장을 보고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과정이 상식적이지 않았다는 의문입니다. 

이번의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개별 대통령기록관 건립 계획안은 현직 대통령인 문재인 대통령부터 적용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퇴임한 전임 대통령 또는 후임 대통령을 위해 논의하는 사안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이 추진한 이 계획은 대통령께 절차를 거쳐 사전에 보고 또는 계획 추진 과정에서 의견 조율을 당연히 거쳐야 했던 것 아닌가요?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문처럼 대통령은 본인과 직접 관련된 사안이었음에도 뉴스를 보고 알게 됐고, 당혹해 했답니다. 이를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싶습니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입니다.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은 중앙정부인 행정안전부의 소속기관입니다. 그리고 개별 대통령기록관 건립 계획은 다른 누구도 아닌 현직에 재임 중인 대통령과 직접 관련되는 사안이었습니다. 

관련 법률에 따라 추진하는 계획이라 대통령께 직접 결재까지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 또는 계획안이 확정되었을 때라도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보고를 드리고, 당사자인 대통령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며 계획을 조율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그래야 이 계획에 대한 대통령이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판단 후 당초의 계획대로 개별 형태로 할지, 아니면 기존의 통합 형태로 유지할지를 비롯해 위치, 형태, 시기 등에 대한 대통령으로서의 동의 또는 재검토 등의 의견을 내거나 별도의 지시를 하셨을 것 아닙니까? 

어찌 보면 당연해야 할 이 과정이 없었으니, 오늘 오전의 청와대 대변인 발표문처럼 볼썽사납게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행정부 부처 중 하나인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본인과 직접 관련된 사안임에도 사전에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고 인지도 전혀 못했음을, 국민들 앞에 다 드러내면서 사실상 해당 계획을 사후에 백지화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이게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은 본인과 직접 관련된 사안임에도 관련 부처에게 사전에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하고 인지도 하지 못했던 무능한 모습으로 덧씌워지고 있으며,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은 대통령 본인이 원하지도 지시한 적도 없는 내용임에도 마치 문재인 대통령 개인만을 위해 과잉 충성하듯 성급히 추진한 것처럼 비춰지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사전에 계획에 대한 소통이 충분히 이뤄졌다면, 여론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원칙대로 추진에 힘을 실어줬거나, 아니면 정치권과 여론의 반발에 의해 계획 중 일부만 수정을 하거나, 최악의 경우 지금처럼 계획을 백지화하더라도 개별 대통령기록관의 필요성은 꼭 집고 넘어가며, 최소한 분위기를 환기하고 추후에 추진할 수 있는 여지를 여전히 남겨두는 등의 다양한 선택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만 하루 동안 인터넷 상에서는 개별 대통령기록관 체제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거나 응원했던 사람들도 소수나마 있었던 것을 보면, 결국 대통령이 직접 '원하지 않는다'는 워딩으로 마무리 된 지금의 모습은 계획이 변경되는 여러 가지 가정의 수 중 가장 최악의 결과라고 단언합니다. 따라서 이 결과는 대통령이 아닌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의 전적인 책임입니다. 

의도만 선했을 뿐, 추진 과정과 결과는 정말 평가할 가치가 있나 싶습니다. 

일련의 과정을 볼 때, 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개별 대통령기록관 건립은 추진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어버렸습니다. 이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개별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대통령으로의 입장을 정해서 공표했기 때문에 재임 중에 이를 번복하기란 힘들 것입니다.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 또한 개별 대통령기록관 건립은 문재인 정부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 될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대통령의 이해와 공감 그리고 동의와 지지를 받아야 할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이기도 한 대통령이 오히려 부정적인 워딩을 하며 계획 자체를 전면 백지화하게끔 만드는, 이 언어도단과 같은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정말 무어라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개별 대통령기록관 계획 백지화가 과연 문재인 대통령만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한편 이틀간 개별 대통령기록관 건립 추진 기사를 둘러싼 인터넷 상의 여론을 보면, 개별 대통령기록관과 대통령기록물관리에 대한 의미, 가치, 필요성에 대해 거론하기 보다는 정치적, 당파적 관점에서의 언급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동일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제의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지닌 권위와 권력 등을 감안하면, 대통령기록물 또한 파급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의 그 같은 권위와 권력 등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결과물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대한 사안은 언제 어느 때나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통령기록물을 관리해야 하는 주무부처나 관련 학계는 이러한 속성에 비하여 굉장히 위상이 낮고 미약합니다. 또, 많은 사람들의 인식은 대통령기록물이 태생적으로 지닌 정치적인 속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기록관과 기념관을 혼동하거나 아니면 아예 동의어로 사용하는 경우도 굉장히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게 지금의 대통령기록물관리, 대통령기록관을 바라보는 현실의 모습입니다. 

결국 이번 사안은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의 개별 대통령기록관 건립 계획 추진 과정을 둘러싼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지 못한 정무적 판단의 절대적인 부재에 따른 참사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단지 법적 근거나 당위성만을 가지고 어떠한 사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고도의 통치행위를 수행하는 대통령직 자체에 대한 이해가 너무나도 부족했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과정을 거치며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떠 앉고 있는 최근의 상황과, 인터넷 여론에서 일부 엿볼 수 있듯이 기록물관리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높지 않은 현실에서, 문재인 대통령부터 적용하겠다면서 대통령과는 전혀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개별 대통령기록관 건립 추진 계획은, 그야말로 문재인 대통령 개인을 위한 기념관이라고 마타도어 될 만한 좋은 소재였다는 것이지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통령이 직접 해당 사안에 대한 의견을 분명하고도 단호하게 표시를 하였기 때문에, 국가기록원과 대통령기록관이 언제 다시 개별 대통령기록관 건립 계획 추진에 대한 동력을 얻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동안은 매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저 이번 일을 계기로 대통령기록물 관리와 관련된 정책을 앞으로 추진하게 될 때, 동일한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상당수가 기록물관리 업무, 기록관이라는 기관에 대한 의미, 인식, 필요성 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볼 때, 비단 대통령기록물 관리뿐만이 아니라 공공영역에도 제대로 착근하지 못하고, 전문성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공기록물 관리 현실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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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댓글
2019/09/11 2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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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
2019/09/16 09:07:36
본인에 관해 사회적으로 잡음이 일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든다고 했을때, 본인과의 협의조차 거치지 않았따면 일개 소시민이라도 당혹스러움과 거부감부터 들지 않을까요?
이 당연한 원리를 왜 간과했나 싶습니다.
이게 어려운 행정인가요. 이건 어떤일을 하던 기본중에 기본입니다.
보좌진들과 관련 실무자들은 뭐했습니까. 왜 기록관을 만드는 당사자 대통령한테까지 불통행정, 밀실행정을 했어야 했나요.
국가기록원장은 정치인입니까. 왜 확정관계도 지어지지 않은 일에 시끄럽게 불을 붙이시나요.
불통행정, 밀실행정을 기록인들한테나 하는 줄 알았는데(기록인들의 이해관계에 민감한 사안이어서 당연하게 공개해야 할 정보도 굳이 정보공개청구를 하게 만드는 센스없음을 포함) 정말 이렇게 오명을 쓰게 되니 씁쓸합니다.
제발 종이행정, 모니터행정에 대해 재고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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