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공상 소설에 나올법한 기록관과 기록연구사 모습들.....

작성일
2018-05-21 18:52:51.0
작성자
은둔의 기록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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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겠지만 그냥 제가 한때 상상했던 모습들입니다. 편안하게 공상 소설을 읽는다고 생각하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지자체에서 지방기록연구사를 시작했습니다.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을 벗어나고자 치열하게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곳에서 벗어날까? 머리에 쥐가 나도록 고민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과로 기록업무를 안고 갈까도 생각했습니다. 민원과? 문화관광과?(도서관 및 학예연구관련 과) 아니면 힘 있는 감사과? 참 고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에는 답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행정조직 안에 있어봤자. 일반행정업무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며 기록업무는 평가폐기 외엔 아무것도 하지 못 하겠구나 현재 총무과에 있는 거랑 별 다르지 않겠구나 싶었습니다.

결론은 내 집 지어 나가자!
기록관 하나 멋지게 지어 기록관 제일 꼭대기에 관장실 만들어 기록관장 함 하고 퇴직하자였습니다. 시골 기록관장 참 멋진 꿈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 원대한 목표를 향해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또 많이 고민했죠, 처음에는 라키비움 같은 형태로 고민했습니다. 도서관과 박물관을 통합하는 형태로, 그런데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서관과 박물관은 기록관과는 전혀 다른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도서관은 지적개념이 완성된 기록물을 관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분류체계도 주제분류를 채택하고 있고, 박물관은 과거의 기록물을 연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두 분야랑 합치면 분명히 문제가 생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결국 혼자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길을 못 찾고 있다가 인사계 사람들하고 친해서 그들과 술도 같이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지금 현안에서 제일 힘든게 무기계약직들하고, 업무과중이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민선이 들어서면서, 나타나는 현상이죠. 무기계약직은 공문서하나 작성할 권한이 없는데 자꾸 늘어나고, 군청 모든 직원들은 업무과중에 시름한다고 한탄했습니다. 

그때 전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기록관 하나 세워주면 이 문제 다 해결줄 수 있다고,,
호기와 술기운으로 어떻게든 기록관 세워서 독립하고 싶은 마음에 한방 던졌는데..기록관 세워주고 무기계약직만 한 20명만 주면, 행정업무 반으로 줄여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제 간절한 마음에 이야기 했지만. 나름 많이 생각했습니다.

우선 행정업무가 많은 이유 중 하나를 기관이 제대로 기록정보체계가 잡혀있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행정업무 중 외부기관이나, 내부 각종 요구자료, 일반국민들, 언론인들이 요구하는 자료를 만드는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기록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아무것도 아닌 일을 계속 반복적으로 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안을 만들더라도 참고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그래서 그 부분을 기록관에서 바로잡고 싶었습니다. 

기록정보체계를 어떻게 잡아야 할까도 생각해봤습니다.
실시간으로 기록생산을 통제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2년 내 기록관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개념을 2년내 모든 기록을 실시간으로 기록관으로 이관하도록 만들고, 그래서 각 과에 오늘 하루 기록물을 생산했으면 저녁에 퇴근 전에 모두 수집해서 기록관으로 가지고 와서 등록이 안 된 것은 등록해서 24시간 내에 업무담당자가 업무관리시스템이나 기록관리 시스템으로 볼 수 있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기록관내 기록정보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꾸고자 했습니다. 단순히 기록의 건, 철 단위가 아니라. 기록이 담고 있는 내용을 추출해서 체계화 시켜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실시간으로 통계 집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서 모든 과에 tv 화면에 우리군청의 하루하루 업데이트 되는 통계를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기관으로 들어오는 각종 요구자료, 감사자료 준비 등 하여튼 기록자료가 필요한 모든 업무는 기록관에서 실시간으로 처리하고자 했습니다.

결국 군청 내 모든 기록정보체계를 총괄해서 통제하고 싶었습니다. 만약 그런 체계가 갖쳐지면 가장 핵심 권력기관에 되겠다는 생각도했습니다. 그게 제가 설계한 기록관의 첫 번째 목표였습니다.
 
두 번째 목표는 우리군의 모든 경제, 문화, 생활 등을 기록화해서 보존하고 싶었습니다.
어느 정도까지 생각했냐면, 군민 모두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든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기록연구사를 더 채용 못하면 내가 직접 나서서 폐업되는 상가 사진, 공사 전 사진, 길가다가 누구 아들 행정고시 합격 현수막, 그리고 마을잔치, 마을 사람들의 웃는 모습, 일하는 모습, 쉬는 모습, 군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cctv도 기록화 해서 그들의 일상생활을 보존하고 싶었습니다. 내 시대에 존재하는 우리 군에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지독하게 기록화해서 보존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대에서는 기술력이 부족해서 이 모든 것들을 복원할 수 없지만, 나중에 먼 훗날 우리 다음 세대에서는 이걸 바탕으로 가상현실에서 내가 살아온 이 시대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게 무슨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기록연구사가 해야 할 일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기록관을 4층으로 세워서 1층 전시관 및 체험관, 지하는 영구보존실, 2층, 3층은 사무실, 문서고, 4층은 실시간으로 각종 정보통계 및 생산현황을 모니터링 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실을 꾸미고 그 옆에 관장실....

지하에 영구보존실을 설치한 이유는 영구기록물을 단순하게 지금의 형태로 말고 캡슐화 해서 지하 깊숙한 곳에 보존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의 보존 형태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서 타임캐슐화 해서 보존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활용을 위해 전자화를 시킨 상태에서, 유물로 가치가 있는 것들과 법적으로 원본이 필요한 경우 엄격한 절차를 통해 타임캡슐을 열어 기록물을 꺼내고 다시 캡슐화 하는 방안을 생각했습니다.

정말이지 하나하나 현실 불가능한 것들 뿐이였습니다. 혼자 상상하고 그렇게 지내다가 결국 그 해 국가직 합격해서 군청을 떠났습니다.

지금도 생각합니다. 내가 만들고자 했던 기록관과 기록연구사의 모습이 그런 모습이라는 것을..그게 맞는지 틀린지 모르고 그냥. 어떻게든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치열하게 생각했던 것들입니다.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거대한 기록생산 공장에서 일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산은 기록생산기계고 그 기계를 관리하는 엔지니어들이 전산직이며 자판을 열심히 쳐서 기록을 생산하는 공돌이 공순이가 기관 직원들이며, 우리는 그 기록들을 경영하는 경영자라는 것을...

우리 모두 스스로를 기록생산공장에 최고경영자자라고 상상하고 삽시다..그래야 이 답답한 현실에 잠시나마 벗어나서 살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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